〈STOP, race is over〉는 이랜드문화재단 초대기획전으로,
끊임없이 달리며 경쟁하는 현대 사회에 “레이스는 이미 끝났다”고 선언한다.
작가는 이랜드 본사의 1층 로비와 회의공간을 점령하며,
성과와 효율의 상징이던 그 장소를 경쟁의 공간에서 사유의 광장으로 뒤집었다.
이는 멈춘다는 행위 자체를 하나의 예술적 제스처로 제시한 실험이다.
전시는 작가의 80년 후 자아 OLDman을 중심으로,
목적 없이 달리던 인간의 초상을 비춘다.
그는 방향을 잃은 채 속도에 매몰된 현대인의 상징이며,
이제는 멈춰 서서 존재의 본질과 선택의 의미를 다시 바라보라 제안한다.
공간은 만국기, 만장기, 빛바랜 카페트로 연출되어,
마치 '이미 끝난 운동회'의 잔해처럼 보인다.
붉은 트랙의 열기가 빠져나간 자리에 남은 분홍빛은
멈춤 이후에 다시 태어나는 생명의 기운을 떠올린다.
STOP, race is over
32x50x62
Digital media, Stainless steel
이 작품은 자유·책임·선택의 딜레마를 탐구한다.
끝없는 레이스를 반복하는 OLDman은 방향을 잃은 채 달리는 현대인의 모습을 비춘다.
관객이 조형물의 두 손을 잡는 순간, 센서가 반응하여
화면 속 OLDman이 달리기를 멈추고 자유를 얻는 장면으로 전환된다.
이때 관객은 OLDman의 운명을 제어하는 동시에,
그 순간 다른 행동이 제한되는 대가를 치르게 된다는 점에서,
선택의 주도권을 쥐면서도 그 선택의 무게와 결과를 체험하게 되는 것이다.


상단의 타이머는 관객이 손을 대고 있는 시간을 기록하며,
이전 기록을 갱신할수록 또 다른 관객에게 새로운 경쟁의 목표가 된다.
자유를 얻으려는 행위가 다시 경쟁을 낳는 이 구조는,
마치 자본주의 시대 이후의 새로운 시스템을 엿보는 듯하다.
무엇을 할 수 있느냐보다, 행동할지 말지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능력,
그 선택의 순간에 인간의 자유가 존재한다.
기간 / 장소: 2024.11.04–11.29 / 이랜드문화재단 (서울 금천구)
주최: 이랜드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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